[특집] 동남아 고속철 시리즈 ③미싱 링크를 이어라<5>순다대교의 선물은 지역 균형발전


전현우 | 과학철학자 | Rootasia 객원

2016년 12월 18일 5:48 오후



순다대교는 이 측면에서 동인도네시아를 돕지는 못해도 수마트라의 각 주는 도울 수 있다. 게다가 대교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람풍 주는 소득과 인간개발지수 두 지표를 볼 때 술라웨시 평균보다 더 발전되지 않은 저개발 지역임이 분명하다. 특히 람풍 주의 상황 덕분에, 대교는 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투자라고는 보기 어렵다.


東西 균형발전 위한 ‘순다대교’와 인도네시아 '해로'



① 순다대교는 동인도네시아의 균형 발전을 저해할까?


반론 1-1. 현 순다 해협의 해양 세력을 동인도네시아로 옮긴 다면?
반론 1-2. 균형발전은 어느 지역을 위해 이뤄져야 하는가?



대교 건설과 항로는 동전의 앞뒤와 같다. 다리가 건설되 철도교통이 본격화되면 해운산업은 일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때문에 순다해협 항로에 투입되는 선박이 많아질수록, 관련 자산을 동인도네시아로 이전하는 것도 의미가 커지고, 대교를 대신 항로를 보존해야 할 의미도 커진다.

많은 선박을 이전할수록 동인도네시아에 더 많은 수송 능력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선박이 집중되면 될수록 그만큼 수익성이 높은 항로라는 의미다. 물론 적으면 적을수록 반대가 된다. 때문에 조코위 행정부의 판단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순다해협 대교로 대체될 수 있는 항로를 운행하는 선박의 비율 파악이 필수적이다.

글쓴이는 이를 위해 한 해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계산을 해 보기로 했다. 문제의 데이터베이스는 독일의 한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인 www.fleetmon.com 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전 세계의 선박과 항구를 등록하고 그 움직임을 실시간 측정한다. 유수의 독일 중공업 기업 및 해운 기업, 심지어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게도 제공하기 때문에, 선박 상황을 파악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


글쓴이가 2016년 9월 14일 00시(자카르타 시간)에 검색한 결과, 442척의 선박이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객선으로 검색되었다. 주요 위치별 선박의 숫자는 표 11과 같다.


<표 11>

플릿몬 닷컴(www.fleetmon.com)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실제 제공된 데이터에는 실제 항구까지 등장하며, 이들을 이 곳에 등장하는 조금 더 큰 범주로 묶어 가공한 것이 이 데이터이다.

예를 들어 순다해협의 선박 숫자는 메락 여객터미널(Merak Mas Terminal), 안예로르(Anyer Lor) 항, 판중(Panjung) 항, 그렘 외항(Tanjung Gerem)의 선박 수를 합산한 것이다. 참고로 메락 여객 터미널의 선박 수는 20척, 그렘 외항의 선박 수는 25척이다. 외항 계류 선박은 람풍주 보다 좀 더 먼 곳에서 이 일대로 온 선박으로 보인다.

데이터 수집 시점에 여객선 세력의 약 12%가 순다해협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보다 더 많은 여객선이 있는 곳은 동부 자바의 거점 항구 수라바야 항, 그리고 자바-수마트라-칼리만탄-술라웨시 사이를 오가는 모든 선박이 통과하는 자바 해 뿐이다. 결국 인도네시아 전국에서 수라바야 다음으로 중요한 지점이 순다해협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데이터 규모가 너무 커서 분석 대상에 올리지는 못했지만(플릿몬 닷컴에 등록된 전체 인도네시아 선박의 수는 4000척 이상이었다), 다른 선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일대에는 여객선과 차량 겸용 페리(Ro Ro Ship)가 사용하는 메락 여객터미널 이외에도 각종 중화학공업 단지와 에너지 시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도네시아 전체 선박 세력의 10~15%가 순다해협에 분포하며, 수라바야 다음으로 중요한 항구가 이 일대이고 단일 항로로서는 가장 중요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순다해협의 여객선 세력을 동인도네시아의 주요 항구로 이전 배치하면 <표 12>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 수라바야 동쪽의 여객선 세력은 약 1.4배 증가한다. 수송력 부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세력 규모 증강이다. 동인도네시아의 상대적 빈곤이 수송력 부족에서 기인하는 면이 크다면, 선박 세력 이전을 통해 동인도네시아에게 부족한 수송력을 채워주는 편이 균형 발전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동인도네시아의 선박 세력이 늘어나면, 일부 보고서에서 지적하는 해운 경쟁 강화가 이뤄져 운임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이와 동시에, 항구 개량에도 박차를 가한다면 선적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표-12>

표 11에서 계산했다. 수라바야 이동 지역은 수라바야, 술라웨시, 티모르, 말루쿠 지역, 발리-롬복을 의미한다.

물론 길이 30km에 불과한데 전체 여객선의 10%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볼 때, 순다해협 항로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항로일 것이다. 결국 동인도네시아의 수송력 확충을 위해 순다해협 항로의 여객선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자에게 다대한 보조금이 지급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런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물론 해협에 대한 교량 또는 터널 투자로 인해 페리가 폐선되는 경우가 있는지, 그리고 그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표 13은 세계 각지에서 바다를 건너 가설된 교량 또는 터널로 인해 페리가 폐선되었는지 여부를 살펴본 표이다.

<표-13>

동그라미는 기존 페리 노선이 그대로 영업하는 경우를 말한다. 세모는 기존 페리 노선은 폐선했으나 인근 노선 일부가 남아 있는 경우이며, 가위 표는 대체가능한 페리 노선이 모두 폐지된 경우를 말한다.

조사 결과, 페리의 존속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는 도로 연결 여부, 그리고 다수의 항로가 주변을 연결하고 있는지 여부로 보인다. 철도차량만 다닐 수 있는 세이칸터널의 경우 쓰가루 해협 곳곳에 차량 겸용 페리 항로가 남아 있다. 유로터널의 경우 차량이 르 셔틀(le Shuttle)을 이용할 수 있으나, 별도의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페리와 다를 바 없어서 여전히 기존 페리가 성업중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덴마크의 스토레벨트 해협과 덴마크와 스웨덴을 가르는 외레순 해협에서는 도로로 1시간 또는 그 이상 걸리는 먼 지역에서나 페리가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토대교의 경우 비교적 가까운 페리 노선이 살아남았으나, 이것은 다카마쓰 시와 세토대교 사이의 거리가 20km에 달하기 때문에 틈새를 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거가대교로 인해 부산과 거제 사이의 페리 항로는 모두 폐지되었다. 다카마쓰-오사카간 항로는 세토내해 내부의 작은 섬들을 잇는 중간 경유 형태로 계속해서 운항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순다해협의 경우, 도로와 철도가 모두 제공되어 유로터널-세이칸터널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순다해협을 가로지르는 여객 수송 항로는 단 하나이기 때문에, 적어도 여객 부분에서 있어서는 다른 해역처럼 주변 지역에 살아남을 항로는 없을 듯하다. 따라서 순다해협 대교는 용량이 허락하는 한 현재 메락 여객터미널과 바카우헤니 항을 잇는 페리를 모두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순다해협의 선박 세력을 분석한 결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순다해협 대교 건설과 함께 전체 선박 세력의 15%를 동인도네시아에 재배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이는 비교적 수익성이 떨어지는 세력으로 선박 세력을 재배치하는 조치이므로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대교 건설비 말고도, 해양 산업에 대한 보조금 때문이라도 대교 건설은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균형 발전을 필요로 하는 지역은 어디인가?

이제 조코위가 고민하는 균형발전이 대체 어느 지역에 가장 절실한지에 대해 검토하도록 하자. 


표 14는 여기에 사용할 기초 자료다.

자료는 모두 인도네시아 통계청의 2015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남중국해” 지역은 싱가폴과 가까운 두 주(케풀라우안 리아우, 방카 벨라이퉁)를 말한다.

자바가 거대한 인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발전해 있으며, 발리를 제외한 소순다 열도와 말루쿠 제도는 가장 가난하고 파푸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교육∙의료 수준이 낮다는 점은 이 표로부터 쉽게 추론할 수 있다. 또 주요 섬 가운데는 술라웨시가 가장 덜 개발되어 있으며, 칼리만탄은 상대적으로 부유하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균형발전이 필요한 동인도네시아 지역은 술라웨시, 소순다 열도, 말루쿠 제도 지역이라고 특정할 수 있다. 칼리만탄은 풍부한 자원 덕분에 얻는 높은 소득이 있기 때문에 중앙의 재정 지원이 비교적 절실하지 않은 지역이며, 따라서 순다해협 대교 건설로 인해 손해를 볼 지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파푸아 역시 비록 교육과 의료 수준은 떨어지지만 칼리만탄과 유사한 지역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수마트라, 그리고 심지어 자바 내부에도 술라웨시 섬 평균보다 소득이 낮은 지역이 다수 분포한다는 점이다. 표 15를 보자.

특히 순다대교의 수마트라측 주인 람풍 주는 술라웨시보다 1인당 소득이 400달러 넘게 적고, 인간개발지수조차 술라웨시 평균보다 낮은 상태다. 서남해안의 벵쿨루 주는 그보다 더 소득이 낮고, 앞서 언급한 파당 시가 속한 서 수마트라 지역 역시 술라웨시 지역보다 소득이 낮다. 수마트라의 북쪽 끝 아체 주의 1인당 소득은 술라웨시의 가장 가난한 주(Golontalo, $1854)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인도네시아에서 인구가 제일 많으며 서쪽 일부가 자카르타 대도시권을 이루고 있는 서 자바 주는 물론, 고도 족자카르타조차도 평균 소득이 술라웨시보다 낮다. 상황이 이렇다면, 인도네시아가 처한 지역적 불균형이 ‘서인도네시아’와 ‘동인도네시아’ 사이의 불균형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불균형은 1인당 소득이 1.5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도와 3천 달러에도 못미치는 다른 지방 사이에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균형발전의 관건은 이 격차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자카르타의 시장과 자본에 각 지역의 생산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야만, 그리고 기술과 인력이 각 지역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게 만들어야만 가능하다.

순다대교는 이 측면에서 동인도네시아를 돕지는 못해도 수마트라의 각 주는 도울 수 있다. 게다가 대교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람풍 주는 소득과 인간개발지수 두 지표를 볼 때 술라웨시 평균보다 더 발전되지 않은 저개발 지역임이 분명하다. 특히 람풍 주의 상황 덕분에, 대교는 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투자라고는 보기 어렵다.



각주

    14.  브루킹스 연구소의 다음 에세이를 참조했다. Joseph Chinyong Liow and Vibhanshu Shekhar, “Indonesia as a Maritime Power: Jokowi’s Vision, Strategies, and Obstacles Ahead”, November 7, 2014. https://www.brookings.edu/articles/indonesia-as-a-maritime-power-jokowis-vision-strategies-and-obstacles-ahead/
     15: http://web.worldbank.org/WBSITE/EXTERNAL/NEWS/0,,contentMDK:22856500~menuPK:51340358~pagePK:64257043~piPK:437376~theSitePK:4607,00.html
    16. 소득 수준뿐만 아니라 교육수준과 보건의료 수준을 반영하여 각국의 발전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 파키스탄 태생의 경제학자로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봉직한 바 있는 마붑 울 하크(Mahbub ul Haq) 등이 제안한 지표이며, 유엔개발계획은 매년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이 수치를 국가별로 계산하여 발표하고 있다. 2015년 현재 이 값이 0.8 이상 수준이면 선진국으로 평가한다. 노르웨이가 0.944점으로 1위이며, 싱가포르가 0.912점으로 아시아 1위다. 한국은 0.898점, 일본은 0.891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