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칼럼 번역 | 데일리 인콰이어러] 두테르테語: 해외 언론을 위한 간단 가이드


문재승 | 편집위원 | 루트아시아

2016년 12월 10일 4:36 오후



고로, 앞으로는 두테르테가 “엿먹어라”고 말했을 때, 일반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를 여과없이 내보내기 어려운 말인만큼, 언론에서는 자동으로 “나는 이 문제에 관한 한 당신의 입장에 강하게 반대의사를 밝힙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표에 강렬한 불쾌감을 표시하고자 합니다”라고 바꿔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아시아 명칼럼 번역 |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


두테르테語: 해외 언론을 위한 간단 가이드


"두테르테, EU에 분노 폭발... 위선자 집단이라 부르며 거친 욕설 사용해" 

 2016.9.20 Philippine Daily Inquirer 헤드라인

원문: https://globalnation.inquirer.net/145336/145336

Philippine Daily Inquirer 2016년 9월 23일 칼럼 (필자: Boying Pimentel)


두테르테 대통령의 다채로운 언변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말들이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대통령 보좌진에서 해외 언론을 위해 두테르테의 비정통적인 스타일을 설명할 수 있는 일종의 지침서를 발행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한 때 두테르테가 오바마를 “창녀의 자식”이라 칭했다고 알려진 후, 오바마는 두테르테의 언어들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그저 습관적인 화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식을 대하는 마음으로 오바마가 두테르테의 언행을 이해해 주었듯이, 전 세계 언론에서는 두테르테의 연설과 각종 사자후를 적절한 맥락에서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다음은 두테르테語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이다.

1. “엿먹어라(Fuck you)”라는 말은 사실 “나는 이 문제에 관한 한 당신의 입장에 강한 반대의사를 밝힙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언에 강렬한 불쾌감을 표시하고자 합니다”라는 뜻이다.

최근 두테르테는 “엿먹어라”라는 발언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유럽연합과 관련해 오해를 산 바 있다.

물론 이러한 발언은 외교적이거나 정중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이런 욕을 항상 입에 달고 다니지 않는가?

그건 마치 미국인들이 “엄마”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표현이라 하겠다. 그저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심지어 이 글을 읽는 해외 언론인들도 그 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당신이 만약 마닐라에 취재와서 통역이나 가이드를 통해 그 표현을 쓰게 된다면 이를 듣는 필리핀 사람들이 의아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아마 네, 당신도 걸려 넘어지길 바래요” 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시라)

두테르테가 EU를 향해 열폭했던 이유는 EU가 그의 마약사범 퇴치 캠페인에 대해 비판했다는데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EU의 입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고로, 앞으로는 두테르테가 “엿먹어라”고 말했을 때, 일반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를 여과없이 내보내기 어려운 말인만큼, 언론에서는 자동으로 “나는 이 문제에 관한 한 당신의 입장에 강하게 반대의사를 밝힙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표에 강렬한 불쾌감을 표시하고자 합니다”라고 바꿔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2. “Putangina”라는 말은 “나는 당신이 실수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타갈로그 단어인 이 말은 원래 “당신의 엄마는 창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최근 두테르테가 즐겨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앞선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이는 흥분, 좌절, 실망 혹은 분노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이다. 해외 언론인들께서는 단어 자체의 뜻을 넘어서는 행간을 읽어야 한다. 두테르테가 이 단어를 사용했을 때, “나는 당신이 실수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라는 의미에서 사용했음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3. 'Gago'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당신은 나와 상반되는 견해를 가지고 있군요”라는 뜻이다.

이는 두테르테가 자주 사용하는 또 다른 말이다. 여기서 확실히 밝히자면 이 말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남성형 단어를 지칭하는게 아니다. 원래 뜻으로만 보자면 이는 “멍청한” 혹은 “머저리”라는 의미다.

하지만 누굴 사적으로 공격할 때만 사용되지는 않고, 강한 의사 표현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두테르테의 입에서 이 말이 나왔다면 이는 “안타깝게도 당신은 나와 상반되는 견해를 가지고 있군요”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4. 'Ulol'이라는 말은 “이 사안에 관한 당신의 견해는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군요”라는 뜻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이는 인터넷 상에서 “매우 크게 웃다”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은어의 종류가 아님을 밝힌다 (그럼에도 나는 이말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폭소하게 된다(uncontrollably laughing out loud)”는 말의 약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Gago”처럼, “Ulol”은 멍청이라는 뜻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테르테가 이 단어를 사용했을 때는 “이 사안에 관한 당신의 견해는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군요”라는 뜻임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5. “DDS”는 “두테르테의 겁 없는 슈퍼히어로(Duterte’s Daring Superheroes)”라는 뜻이다.

“DDS”는 “다바오 처형단(Davao Death Squad)”라는 뜻의 축약어로 널리 쓰여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악의적인 오보임을 밝힌다. 용자들로 구성된 이 집단은 자신들이 가진 엄청난 슈퍼파워를 범죄자 등 악의 무리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제부터 “DDS”는 “두테르테의 겁 없는 슈퍼히어로(Duterte’s Daring Superheroes)”라고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6. “초사법적 살인(Extrajudicial Killing)”이라는 말은 '짐승들로부터 사람을 구해내는 것' 혹은 '구명작업'을 의미한다.

필리핀의 고귀한 국희의원들께서 “초사법적 살인”이라는 말이 심하게 부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아마도 들으셨으리라 생각된다. 여기에 덧붙여 경고 드리자면 이 표현을 자꾸 사용하면 일종의 파괴공작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필리핀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필리핀 의회는 요새 “조사 중인 죽음들(deaths under investigation)”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위의 단어가 여전히 현실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믿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동들은 항상 생명에 대해 긍정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들이었다. ‘징벌자(The Punisher)’라는 표현은 (두테르테가 인간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지칭하는) 마약 밀매상들이나 중독자들로부터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더 정확하고 수용 가능한 표현으로는 “인간이 아닌 것들로부터 사람을 구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겠다. 간결한 표현으로는 “구명작업” 이라 표현할 것을 추천할 수 있다. 아, 구명작업이라는 표현은 작고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사용한 표현이기도 하다.

여러분께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영웅이라고 추앙하고 있음을 알아두시면 좋겠다. 따라서 마르코스의 통치시기에 대한 일련의 논쟁이나 근대 역사상 두 번째로 부패한 인물이라는 등의 타이틀은 그만 사용해 주시기 바란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누가 이런 것들에 신경쓰겠는가? 누가 마르코스가 약탈한 100억 달러에 대해, 그리고 그의 재임기간 중 죽어나간 3,000여 명의 사람들이며 수천명의 고문 피해자들에 대해 신경쓰겠는가? 이런 사실들이 오늘날과 관련성이 있기나 한 것인가?

당신은 이런 말들에 동의하시지 않을 수도 있다. 마르코스 통치 시절 그가 한 짓들에 대해 이야기해 봐야 한다고, 그리고 마르코스는 부패하고 권력을 남용한 대통령이었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아마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한 당신의 생각에 대해서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나는 당신의 입장에 대해 강한 반대의사를 밝힙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표에 대해 극도의 유감을 표합니다”. 

끝.


  •  footnote

1. <Duterte > 칼럼 원문에는 Digong 이라는 두테르테의 별칭을 사용하고 있다. 필리핀 정치인들은 국민들로부터 별칭으로 불리우는 일이 많은데, 두테르테는 Rodrigo “Digong” Duterte, 전임 대통령인 아키노는 Benigno “Noynoy” Aquino 라 불리우곤 했다.

2. 본문에 “Mother” 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미국인들이 일상적인 욕으로 “Motherfucking”, “Motherfucker”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3. 영어 욕인 “Motherfucker”라는 표현을 필리핀에서 쓰게 되면 이를 듣는 현지인들이 타갈로그어인 “Madapaka”(‘당신 넘어질 수도 있겠는데요’라는 뜻)로 오해해서 들을 수 도 있다는 뜻이다.

4. 타임誌 등 일부 언론은 두테르테의 초사법적 살인 캠페인을 두고 그를 징벌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