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동남아 고속철 시리즈 ② 1미터 협궤의 한계<2>아프리카보다 못한


전 현 우 | 루트아시아 필진 | RootAsia

2016년 9월 11일 2:19 오후



특히 인구 1인당 철도탑승거리 면에서는 대부분의 나라가 불과 100km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의 철도탑승거리는 1인당 46km로, 미국 철도 수준(35km)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 철도는 여객 철도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 여객 철도는 베트남 인민의 생활을 지원하고 향상시키는 데는 대단히 부족한 상태라...

"철도혁신 없이 요원한 선진국의 꿈…" 통계적 비교


이 점은 케이프궤를 공유하는 다른 남아프리카 국가와 대조해도 마찬가지다(표 4).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경제 규모 면에서 결코 앞서지 못하며, 비슷한 면적에 1/6 정도의 인구만이 살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남아프리카 5개국은 동남아시아 5개국에 비해 약 60% 정도의 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당 철도연장은 3배를 넘는 상태다. 결국 동남아시아의 협궤는 눈에 띄는 이익을 동남아시아인들에게 선사하지 못했다. 부설이 쉽다면 적어도 철도 연장만큼은 충분히 길었어야 했지만, 동남아시아 철도의 연장은 많은 면에서 철도 부설에 불리한 남아프리카 5개국보다도 부실한 상태로 보인다.


인구

면적

인구

밀도

1인당 GDP

철도연장

백만명 당 철도연장(km)

남아공

55백만

1,221,037

45

5,692

22051

400.93

앙골라

25백만

1,246,700

21

3,980

2,761

106.19

모잠비크

24백만

801,590

31

595

3,116

124.64

보츠와나

2백만

581,730

4

6,675

888

444.00

짐바브웨

13백만

390,757

33

1,071

3,427

263.62

잠비아

16백만

752,618

22

1,308

2,157

134.81

남아프리카 5국

(남아공 제외)

82백만

3,773,395

22

2,039

12,349

150.60

인도네시아

258백만

1,904,569

136

3,630

5,279

20.38

태국

65백만

513,115

128

6,230

5,327

80.71

베트남

92백만

331,689

279

1,910

3,186

34.26

말레이시아

31백만

329,847

94

11,000

2,250

72.58

미얀마

51백만

676,578

76

1,110

5,403

105.94

동남아 5국

500백만

3,755,798

133

3,626

21445

42.89


Table 4 동남아시아와 남아프리카 철도 규모 비교. 

자료는 위키피디아. 단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철도연장은 세계철도연맹. 물론 동남아시아 각국이 예전에 표준궤를 택했다면 철도 연장은 더 짧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동남아시아 철도의 문제는 짧은 연장뿐만 아니라 낮은 속도에도 있다. 표 3은 현재 각국 철도가 보유한 객차의 최고 영업속도를 보여준다.



영업최고속도

인도네시아

100km/h

Industri Kereta Api 제조 차량에 한함. 객차, 동차 모두. 단 대차는 120km/h급 생산 가능

태국

120km/h

일부 디젤 동차에 한함. 자체 제조사 없음

말레이시아

120km/h

일부 디젤 동차에 한함. 자체 제조사 없음

베트남

120km/h

주력 디젤기 속도. 자체 제조사 없음

Table 5 동남아 각국의 철도차량 최고속도. 


현재 동남아 각국의 영업최고속도는 120km 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탄한 직선부 속도를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달렸을 때 나올 수 있는 속도이며, 곡선부 또는 여러 애로 개소들을 통과할 때는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 정차 시간까지 감안하면, 표정 속도는 50km/h 수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1]

물론 이 정도 속도로도 도시∙광역 교통에는 대응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130km/h 정도가 광역 철도의 최대 속도이며, 한국에서 광역 철도 차량은 통상 110km/h 정도로 주행한다. 이는 그러나 100km 이상 떨어진 대도시를 승용차와 비슷한, 또는 더 신속하게 잇는 데는 매우 부족한 속도다. 현재의 협궤를 주력으로 유지한다면, 승용차 도로망이나 항공 투자 강화가 이뤄지면 현재 가뜩이나 취약한 동남아시아 철도의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될 수 있다. 

이는 앞 장에서 살펴보았듯 일종의 부정적 피드백 반응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승객이 타지 않아 투자도, 운임 수익도 떨어져 사업자의 투자 및 관리 여력이 없어지면, 시설물은 점점 낡아가 악화되고 승객은 더욱 더 철도를 기피하게 될 지 모른다.

이런 부정적 피드백 반응을 차단하고, 철도의 경쟁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장거리 간선망을 표준궤로 부설하고 고속화에 힘쓰는 데 있다. 물론 개궤는 비싸고, 특히 도시를 관통하는 부분을 개궤하는 일은 대규모 토지 보상을 필요로 하는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다. 일본처럼, 협궤 기존선은 지방과 대도시의 도시∙광역 교통에 사용하고, 고속신선은 장거리 통행을 위해 사용하는 분업 체계를 갖춘다면 기존선 인프라와 신규 인프라를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지도 모른다.

동남아시아 철도에서, 협궤는 단순히 중국∙인도철도와의 연계를 힘들게 만드는 요인만은 아니다. 협궤의 장점인 낮은 건설비는 긴 연장으로 돌아와야 함에도, 동남아시아에는 남아프리카 지역보다 인구 대비 훨씬 짧은 철도만이 부설되어 있는 상태다. 게다가 협궤로 인한 속도 제약은 철도의 경쟁력을 깎아먹으며, 결국 철도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만다. 

협궤는 동남아시아인들이 철도의 편익을 누리는 데 지금까지 그래왔듯 미래에도 상당한 제약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며, 어떤 식으로든 극복되어야 한다.

주요국 철도와 동남아시아 철도

이번 글의 다음 과제는 동남아시아 각국 철도의 수송실적을 세계 주요국 철도의 수송실적과 비교하여 동남아시아 철도의 현 주소를 평가하고, 또한 앞으로 추구할 만한 거시적 목표를 구체화하는 데 있다. 표 6을 보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인구(인)
면적(㎢)
인구밀도(인/㎢)
1인당 GDP(미 달러)
철도영업거리(km)
철도수송량(백만 인km)
중국
1,385,567,000
9,560,000
145
6,990
121,000
1,059,560
인도
1,252,140,000
3,290,000
381
1,460
86,000
1,331,000
러시아
143,507,000
17,100,000
8
15,500
67,312
138,517
일본
127,298,000
378,000
337
38,500
27,182
414,387
독일
80,645,610
357,000
226
45,600
43,468
87,397
프랑스
63,786,140
544,000
117
42,600
29,640
89,612
한국
50,219,670
100,000
502
26,000
4,408
66,353
스위스
7,912,398
41,000
193
84,700
5,232
19,262
미국
316,497,500
9,830,000
32
52,700
222,932
10,959
 
 
 
 
 
 
 
인도네시아
258,705,000
1,904,569
136
3,630
5,279
20,814
필리핀
102,882,000
300,000
343
2,790
 
 
태국
65,729,098
513,115
128
6,230
5,327
7,504
베트남
92,700,000
331,689
279
1,910
3,186
4,233
말레이시아
31,046,600
329,847
94
11,000
2,250
3,293
미얀마
51,486,253
676,578
76
1,110
5,403
 


 
 1인당 철도탑승거리
km당 여객수송량
철도화물수송량(백만 톤km)
인구 1인당 철도탑승거리
km당 화물수송량
비고
중국
765
8,756,694
2,917,390
2,106
24,110,661
 
인도
1,063
15,476,744
667,000
533
7,755,814
 
러시아
965
2,057,835
2,196,217
15,304
32,627,422
 
일본
3,255
15,244,905
21,071
166
775,182
여객수송분담률 세계 1위
독일
1,084
2,010,606
112,613
1,396
2,590,710
 
프랑스
1,405
3,023,347
32,010
502
1,079,960
 
한국
1,321
15,052,858
10,459
208
2,372,731
 
스위스
2,434
3,681,575
11,812
1,493
2,257,645
여객수송분담률 유럽 1위
미국
35
49,158
2,541,355
8,030
11,399,687
여객수송량은 앰트랙만 포함
 
 
 
 
 
 
 
인도네시아
80
3,942,792
10,233
40
1,938,435
 
필리핀
 
 
 
 
 
 
태국
114
1,408,673
2,455
37
460,860
 
베트남
46
1,328,625
4,125
44
1,294,727
 
말레이시아
106
1,463,556
3,071
99
1,364,889
 
미얀마
 
 
 
 
 


Table 6 세계 주요국과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비교. 

미국까지의 주요국 데이터 출처. 인구, 철도수송량: OECD, 2013. GDP: 세계은행, 2013. 면적: 위키피디아. 철도영업거리: 위키피디아. 동남아시아 각국 데이터 출처. GDP: 세계은행, 2013. 철도수송량: 세계철도연맹, 인도네시아는 운영사. 영업거리: 세계철도연맹.


<표 6>은 세계 철도를 이야기할 때 빼놓기 힘든 여러 나라와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철도를 비교하기 위한 표이다. 

중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두 나라이자 여객 수송량이 10조 인킬로미터를 넘는 유일한 두 나라이다. 또한 중국철도의 화물 수송량은 세계에서 제일 많은 30조 톤킬로 수준이다. 

이런 규모는 세계 철도수송의 다른 한 축인 서유럽 철도를 압도하는 수준이며, 미국 철도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여객 수송이자, 일본 철도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화물 수송 실적이기도 하다. 비교적 지형상의 조건 또한 양호한 중국과 인도의 철도는 지금까지처럼 압도적인 수송 능력을 통해 철도가 마주한 여러 도전을 앞장서 돌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1조 인킬로미터가 넘는 여객 수송실적을 보여주는 나머지 두 나라로 러시아와 일본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일본은 1인당 철도이용량 면에서 약 3200km를 기록, 압도적인 수준의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아쉽게도 철도 1km당 이용량은 인도에 이은 2위 수준이다. 일본, 중국, 인도의 이러한 여객 처리 실적은 악명 높은 인구 밀도를 자랑하는 거대 도시에 기반한다. 거대 도시는 철도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또한 러시아와 미국 철도는 20조 톤킬로가 넘는 화물을 수송하여 대륙 국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서유럽 철도의 핵심이다. 물론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과 같은 경우도 있지만 고속철도 기술을 선도하고 네트워크 확장에 앞장서는 한편 유럽의 중심에서 철도 화물 처리의 중심으로도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이 두 나라다. 

또한 이들 데이터와는 비교적 무관하지만, 민영 철도의 폐혜를 보여주는 영국철도나 지역적 불균형과 지나친 운임 규제 등 정부의 규제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은 이탈리아 철도, 그리고 기존선이 고유 규격의 광궤(1668mm)이기 때문에 최근 들어 대규모 고속신선을 부설하고 있으나 주변국과의 연계에 한계가 있는 스페인 철도와는 달리, 독일과 프랑스 철도는 적절한 공영 운영이나 비교적 균형있게 발전한 각 지역 그리고 고속열차의 기존선 직결운행 등 이들 국가의 문제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대륙 국가라면, 분명 독일과 프랑스 철도는 한 번쯤 배워 볼 만한 시스템이다.

표 6에는 이들 손꼽을만한 철도 강국에 더해 한국과 스위스가 추가되어 있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1인당 철도이용량이 최대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특히 이런 기록을 300km/h급으로 열차가 주파하는 고속신선을 부설하지 않고서도 이룩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물론 운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스위스의 험준한 산악 지형이 여기에 상당한 수준 기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 철도 자체의 뛰어난 시스템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스위스인이 일본인(이들 역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국민이다) 다음으로 철도를 많이 이용한다는 사실은 개인 소득의 증가와 무관하게 잘 정비된 철도는 대중적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한국철도는 최근의 투자를 통해 고속철도, 그리고 서울 및 인근의 도시∙광역철도망을 얻은 곳이다. 그리고 이들 투자를 통해, 적어도 여객철도 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철도가 되었다. 제시한 660억 인킬로는 철도공사의 수송량(약 380억, 2013년)에 서울지하철 등 도시철도를 합산한 값이다. 이들 모두를 합쳐, 한국철도의 수송량은 1인당 1300km에 이르며, km당 여객수송량은 인도나 일본과 유사한 수준일 정도로 높다. 얼마 전까지 개도국이었던 한국이 이런 실적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동남아 역시 적절한 투자를 거치면 획기적인 실적 개선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제 동남아 철도의 실적을 이들 국가와 비교해 보자. 상당히 낮으리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특히 인구 1인당 철도탑승거리 면에서는 대부분의 나라가 불과 100km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의 철도탑승거리는 1인당 46km로, 미국 철도 수준(35km)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 철도는 여객 철도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 여객 철도는 베트남 인민의 생활을 지원하고 향상시키는 데는 대단히 부족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 역시 100km대 초반에 불과하다. 표에서 소개한 철도 선진국들의 탑승거리는 1천km 이상이다. 소득이 동남아시아보다 낮은 인도에서도 이 값은 1천 km를 넘는다. 남아공의 같은 값은 252km이다. 결국 동남아시아의 철도는 인민의 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미약한 기여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물론 막대한 양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각 나라, 각 도시별로 네트워크를 찬찬히 짚어보면서 이야기해야만 할 것이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확고한 목표 수치다. 각국 정부는 1인당 연 철도 탑승거리 1천km 정도는 달성해야 하지 않을까. 

이 수치는 여러 철도 선진국은 물론 인도와 같은 개도국도 달성한 목표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동남아시아라면 충분히 욕심낼 수 있는 수치일 것이다. 또한 이 수치는 동남아시아인 모두에게도 확실히 의미있는 철도의 혜택이 돌아갔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1년에 500km정도의 거리를 철도로 왕복 여행할 정도의 물량이며, 지금처럼 1년에 50km 남짓 되는 거리를 왕복하는 수준의 물량에 비해서는 무려 열 배에 달한다. 

지금보다 열 배나 되는 이동 능력을 철도로부터 얻게 된 동남아시아인들의 경제적∙사회적 삶은 명백히 훨씬 더 윤택해질 것이다.

소결론 :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목표 '철도'

동남아시아 철도는 주요국의 철도에 비해 대단히 빈약한 수송 실적만을 보여준다. 특히 인구 1인당 철도 탑승거리 측면에서 동남아시아는 주요국의 1/10 또는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실적만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산산조각난 네트워크나 협궤, 그리고 투자 부족 모두를 통해 설명할 수 있었다. 수마트라나 대륙부 동남아시아는 바다와 같은 결정적인 장애물이 없음에도 네트워크가 쪼개져 있는 상태이며,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의 철도 네트워크는 총 7개로 쪼개져 있다. 게다가 협궤는 동남아시아 철도의 한계, 구속복으로 작용하고 있다. 

협궤의 장점은 싼 가격에 험준한 지형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데 있음에도, 동남아시아 철도는 인구 밀도가 1/6에 불과한 남아프리카(남아공 제외)보다 인구당 철도연장이 훨씬 짧은 상황이다. 협궤는 동남아시아인들에게 더 긴 철도를 선사하는 데는 실패했으면서도 영업 최고속도는 120km/h로 묶어놓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구속복과도 같은 모습이다. 결국 현재 동남아시아인들은 철도로부터 기껏해야 1년에 100km 수준의 이동 능력만을 얻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는 각국의 상황을 더욱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이야기해야만 할 것이다. 여기서는 앞서 제시한 목표 수치, 즉 1인당 1천km 이상의 철도탑승거리라는 수치가 실현될 수 있는 목표인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수치를 살펴보면서 논의를 마무리하겠다(표 7).

 

90년 대비 

2013년 인킬로 수준

중국

405.55%

인도

450.21%

한국

161.47%

출처: OECD 데이터에서 계산.

 

Table 7 여객수송량이 대규모로 증가한 주요국의 증가 수준, 1990년 대비 2013년. 

지난 23년간 중국과 인도의 철도여객 인킬로는 약 네 배, 한국은 약 1.6배 증가했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세는 고속 성장과 대규모 투자, 도시화가 겹치면서 가능했던 수치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1990년 시점에도 중국과 인도보다는 도시화와 소득 수준이 높은 상태였던 만큼 대규모 철도 투자의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동남아시아가 앞으로 중국이나 인도만큼의 놀라운 경제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하지만 적어도, 동남아시아 각국이 철도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중국∙인도, 또는 적어도 한국 정도의 수송실적 개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들 나라는 협궤라는 구속복을 벗어나거나, 단절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과 같은 극적인 사건을 겪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의 폭발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철도 승객 증가를 보였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 철도에서는 이들보다 더 큰 여객수송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말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실제로 실현가능하게 되려면 각국의 상황을 더 상세하게 살펴보아야만 할 것이다.

여하튼, 동남아시아의 철도의 현 주소는 동남아시아 철도의 현 주소는 한국에서 보기에는 안타까운 수준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다.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확고하고 높은 목표 설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그와 관련된 중요한 장애물 몇 가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용어 해설 1. 궤간.

철도는 대체로 그 간격이 일정한 두 개의 철제 레일 위를 달리는 시스템이다. 이 레일 사이의 간격을 궤간(rail gauge)라고 부른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규격은 표준궤(1453mm)이다. 미국과 중국, 서유럽이 대표적이며, 대부분의 고속철도는 이 궤간을 이용한다. 그 다음으로 널리 설치된 궤간은 러시아 광궤(1524mm)이다. 구 소련 지역에서 널리 사용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케이프궤(1067mm), 태국∙베트남∙미얀마의 미터궤(1000mm)가 널리 쓰인다. 궤간과 차륜이 서로 맞지 않는다면 열차 운행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궤간이 다른 네트워크로 화물과 여객을 계속해서 수송하기 위해서는 열차를 바꾸거나 특수한 대차를 사용해야만 한다. 특히 러시아는 독일이 러시아로 진격하더라도 진군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표준궤보다 살짝 넓은 규격으로 철도를 부설하였다. 본문의 서술처럼, 궤간이 넓으면 수송력과 속도 면에서 우월한 대신 건설비가 비싸지며, 궤간이 좁을수록 장단점은 반대가 된다.

용어 해설 2. 연장과 속도

영업거리는 상업 운전의 기준이 되는 거리를 말한다. 이는 운임을 계산하고, 열차의 운행 거리를 산정하기 위한 기초 변수가 된다. 이것은 복선 1km든 단선 1km든 2복선 1km든 같은 1km로 간주하며, 따라서 시설의 양을 평가하는 데 쓸 수는 없는 지표다.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궤도연장(Rail Prolongation)이 사용된다. 궤도 연장은 해당 철도운영자가 영업을 위해 사용하는 궤도별로 길이를 세어 합산한 값이다. 복선 1km는 2km, 2복선 1km는 4km로 계산하며, 역에 마련된 부본선과 측선의 길이 역시 여기에 합산되어 궤도 시설의 전체 규모를 보여주게 된다.

영업최고속도는 해당 열차가 상업 운전중에 내는 최고의 속도를 말한다. 통상 선로 조건이 좋은 경우에만 낼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볼 수 있다. 평균속도는 열차가 실제로 운전한 시간 동안 달린 거리를 실 운전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표정속도는 정차시간을 포함한 열차 운전시간을 운전 거리로 나눈 값이다. 철도 현장에서는 이 두 값을 철도 영업운전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에서 구분해서 사용한다. 정차 시간이 길면 길수록 평균 속도와 표정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용어 해설 3. 수송량 지표(인킬로 등)

인킬로(passenger-km)는 각 승객별 이동 거리를 모두 합산한 값이다. 또한 톤킬로는 화물의 이동 거리에 수송 톤수를 곱한 값이다. 노선 A에 10000명이 탑승했으며 이들이 평균 129km 이동했고, 또 적재된 화물의 톤수가 총 1,000,000(1백만)톤이며 평균 79km 이동했다면, 이 때 노선 A의 인킬로값은 1,290,000 인킬로이며 톤킬로값은 79,000,000톤킬로이다. 이 값은 실제 수송거리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단순 승차자 숫자나 적재 화물양으로는 알 수 없는 실질적인 수송량을 보여주는 데 쓸 수 있다. 이 값을 바탕으로 글쓴이는 인구 1인당 철도탑승거리를 구해 국제 비교에 사용하였다. 인킬로 값만 있다면, 인구 1인당 철도탑승거리를 통해 국제 비교뿐만 아니라 도시끼리 도시∙광역철도의 영향을 비교하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값은 물론 1인당 GDP처럼 전체 값을 인구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인구의 평균 철도 이용량을 보여줄 뿐이라는 한계는 있다.


[1] 이에 대해서는 각국 철도를 분석하면서 검토한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