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가올 2018년 총선 : 훈센은 또 한번의 승리를 위해 개혁 약속을 지킬 것인가? ( 1 )


George Styllis | Journalist in Phnom Penh | 조지 스타일리스 | 캄보디아 거주 언론인

2016년 6월 10일 11:49 오전



2년 전 훈센 총리와 집권여당 CPP는 캄보디아 근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에서 부정투표 의혹과 투표 조작 시비를 딛고 승리하였다. 수도 프놈펜의 분위기는 불과 1주 일 만에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환희에서 공포와 분노로 뒤바뀌었다.

들어가며 

훈센 정권이 이에 항의하는 군중을 무력으로 진압했고 또한 야당인 CNRP(캄보디아 구국당)가 의회의 등원을 거부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젊은이들이 정치관련 콘텐츠를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야당을 지지하고, 의회에서 야당이 약진한 것은 캄보디아의 리더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대학살 이후에 출생한 젊고 기술에 정통한 유권자들은 연고주의와 정치권의 비호에 의해 부패한 리더십을 거부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부패는 수만 명의 민중들을 그들의 땅에서 쫓아냈고 국가의 부를 일부 엘리트들의 주머니 속으로 착복하는 고약한 시스템이었다. 캄보디아의 경제성장 수치는 꽤 높았고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수치 이면에는 여전히 공공부문에 대한 지출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고 경제를 키운 핵심 산업들은 여전히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었고 약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그동안, 정치권과 경제계의 긴밀한 파트너쉽은 일부 핵심권력층의 배만 불릴 뿐이었다. 2018년에 있을 선거를 앞두고 훈센 총리는 개혁을 계속 설파해왔는데, 이는 만일 그가 인기가 높은 야당과 경쟁할 것을 원한다면 그는 아마도 유권자들이 변화의 축이 움직이고 있음을 확신시킬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Intro

Two years ago Prime Minister Hun Sen and his Cambodian People’s Party(CPP) won the most hotly contested election in the country’s recent history on the back of alleged voting irregularities and rigging.  The mood in the capital went from jubilation in the weeks leading up to the election to fear and anger after as the government violently cracked down on mass protests and as the opposition Cambodia National Rescue Party refused to take its seats in the National Assembly. The show of support for the opposition especially among young people using social media to share political content, and the party’s gains in parliament, dealt a shattering blow to Cambodia’s leaders.

It revealed a young, tech-savvy electorate born after the years of genocide and civil war refusing to tolerate a corrupt leadership buoyed by patronage and cronyism that has left thousands of people evicted from their land and the country’s wealth siphoned off into the pockets of the elite. Cambodia’s economic growth numbers have been high and bandied around with enthusiasm by experts, but beneath the rosy exterior the country is still hampered by a lack of public spending and the industries that have propped up the country are still in their simple states and showing cracks.  Looking ahead at the next election in 2018, the Prime Minister has touted reform, knowing that if he wants to compete with the popular opposition party he will have to at least convince voters the wheels of change are in motion - or find other ways of winning.



캄보디아 훈센(Hun Sen: 1952년생) 총리가 확신에 찬 어조로 자신의 총선 패배 가능성을 일축한 것은 2년 전의 일이었다. 그것은 2013년 7월 28일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고, 이 선거는 그의 30년 집권 상태에서 치러진 것이었다.3) 2013년 총선이 끝나고 두 달 후, 훈센은 6시간이 넘는 장시간 연설을 했다. 그는 원래 말이 많기로 유명한 독재자였지만, 이 연설은 기존에 갖고 있던 최장 연설시간 기록도 갱신했다. 훈센은 이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현실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려고만 한다면, 이미 여러 가지 거울이 존재한다. 가령 국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여론수렴을 위해 그런 일들을 정례적으로 실시해야만 할 것이다. 마치 여러분 몸에 더러운 때가 끼었을 때처럼, 목욕을 하면서 여러분 몸의 때를 밀어보라.”

말이 많은 독재자
The loquacious strongman

훈센은 다시 한 번 정권을 획득한 승리자였지만, 이 말 속에는 승리에 대한 자부심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훈센의 연설 내용은 장기간 캄보디아를 짓눌러오던 부정부패의 거미줄을 위로부터 정화하겠다는 약속이자 절박감의 표현이었다. 기존 체제는 이 독재자와 캄보디아 신세대들 사이에 괴리감을 만들어냈다. 훈센은 마치 아귀처럼 캄보디아를 물고 놓아주지 않으려했지만, 신세대들은 그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았다. 4)

1990년대 초 캄보디아는 오랜 내전과 공산정권의 통치를 끝냈고, 1993년 7월에 유엔의 임시기구인 ‘캄보디아 국제연합 과도행정기구’(UNTAC)의 감독 아래 첫 총선거도 치렀다. 따라서 2013년 7월 총선은 다섯 번 째 총선에 해당했다.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통합야당 ‘캄보디아 구국당’(CNRP)의 인기가 치솟고 총선 승리에 대한 예감은 부풀어 올랐지만, 선거 전 몇 달간 야당 지지층의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은 선거운동 기간이 다가오자 국민들에게 확신을 불어넣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강력한 자금력을 이용해 무용수들과 지지자들, 그리고 럭셔리한 차량 행렬을 동원했다. 2013년 7월 총선 전에 집권 CPP는 총 123석의 국회(=하원)의석 중 90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11석이 할당된 프놈펜 선거구의 경우, CPP는 2003년 총선에서 5석, 그리고 2008년 총선에서는 7석을 차지했다. 

2013년 총선에서도 집권 CPP는 전형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즉, 자당이 경제를 번영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만일 정권이 교체될 경우 캄보디아가 대단한 위험에 처하면서 다시금 전쟁과 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란 위협이었다. 여야 양당의 선거운동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도 같았다. 야당인 CNRP는 아마추어 락밴드와 스피커를 장착한 트럭들을 선거운동 행렬에 동원하여, 8천명 남짓한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흥을 북돋우는 정도일 뿐이었다.

캄보디아 거리에서 만난 소녀들@

다윗과 골리앗
David and Goliath


집권 CPP는 강력한 세력을 보였고, 야당 지도자 삼 랑시(Sam Rainsy: 1949년생) 총재는 해외에 망명하여 프랑스에 체류 중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힘이 되지 못하는 상태였다. 캄보디아 법원은 2010년에 궐석재판을 진행하여 삼 랑시 총재에게 장기 징역형을 선고했었다. 하지만 삼 랑시 총재는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들이 정치적 동기에서 부과된 것이라고 주장했다.5)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랑시 총재도 총선을 불과 열흘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과감하게 귀국하면서 야당의 사기는 고조됐다.6) ] 야당의 선거 승리 가능성에 대한 냉소적 분위기는 급속히 소멸했다. 젊은이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야당 집회에 자발적으로 모여들었고, 파란색 바탕과 떠오르는 태양의 야당 로고를 얼굴에 페인팅 하고서, 매일처럼 거리로 나와 야당 깃발을 흔들어댔다. 당시에 보도된 수많은 인터뷰와 대담 기사들을 보면, 일반 국민들이나 70만 명에 달하는 의류노동자들이나 모두 동일한 정서를 보여줬고, 언제나 야당의 기호인 “7번”을 손동작으로 만들어 보여주곤 했다.

온라인 공간 역시 선거전의 큰 부분이었다. 야당이 스마트폰 및 인터넷 열풍을 활용하면서, 캄보디아의 정치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만끽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유명 제품과 모조품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캄보디아에서 스마트폰은 생필품으로 자리 잡았다. 저렴한 휴대폰의 등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많은 캄보디아인들이 온라인 세계를 접하고 ‘페이스북’(Facebook)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인터넷 회선 이용자 수는 2012년에 270만 명이었고, 현재는 580만 명에 달한다.7) 또한 휴대폰 가입자수는 2014년 상반기에 2천30만 명이, 2015년 동기에는 2천192만 명이다. 8) 

투표일이 다가오자 사회관계망들에는 야당의 승리에 대한 희망과 낙관이 넘쳐났고, 야당과 관련된 메시지, 사진, 동영상들이 활발하게 공유됐다. 그러한 정보들은 정부가 통제하는 공중파 매체들에선 결코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온라인 세계는 정치적으로 민감하면서도 독립성을 확보한 정보들에 국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Ankor wat in Cambodia@

스마트폰과 SNS 효과
Smartphone and SNS effect


야당인 CNRP의 선거운동에는 귀여운 여성들이 합류했고, 이들의 사진이 금새 친야 성향 ‘페이스북’ 페이지들로 전파되면서, 야당은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영자지인 <캄보디아 데일리>(The Cambodia Daily)는 CNRP 로고가 그려진 옷차림의 젊은 여성들 사진들과 함께, “CNRP의 젊은 아가씨들을 만나보면 아름답고 공손하다고 한다”는 온라인 소개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여성들의 사진이 실린 ‘페이스북’ 페이지는 많은 이들이 “좋아요”를 클릭했고, 수백 번씩 공유되기도 했다. 야당의 전술은 효과적이었고, 많은 청년들을 야당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로 참여토록 만들기도 했다.

얼마 안 있어 야당의 선거 승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9월8일(일요일) 많은 이들이 갖고 있던 그러한 꿈은 깨지고 말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발표는 집권 CPP 68석, 야당인 CNRP는 55석이었다. CNRP는 2012년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당시의 양대 야당이 었던 ‘삼랑시당’(SRP: 당시 26석)과 ‘인권당’(HRP: 3석)이 통합하면서 탄생했다. 결과적으로 2008년 총선과 비교해 2012년 총선에서 야당은 대 약진을 한 셈이었다. 

하지만 야당은 이러한 약진에 만족하지 못했다. 삼 랑시 총재와 껨 소카(Kem Sokha: 1953년생) 부총재는 공식 발표된 선거결과 수용을 거부하면서, 투표일 직후부터 몇 주 간 주장해오던 대로, 이번 선거가 조작됐고 투표 부정도 자행돼 자신들의 승리가 도둑 맞았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 ‘리카도’(Licadho)는 유권자 명부에서 중복 등록된 유권자 명단 26만 명 이상을 찾아냈다. 그것은 이중 투표도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 인권단체 연합회 또한 [유권자 명부 등록자가 실제 유권자 수보다 많은 상태인] 초과 등록된 상황을 발견했고, 임시발급 주민등록증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러한 일은 집권 여당이 선거에서 상당한 양의 표를 더 획득할 수도 있음을 의미했다. 인권단체 연합회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의석이 많이 할당된 몇몇 중요한 지방들에서, 평균적인 투표율을 보인 지방에서는 야당이 승리했고, 예외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인 지방들에서는 여당이 승리했다는 점이다.”

또한 캄보디아의 적법한 유권자 968만 명 중 공식적인 유권자 명부에 등록되지 못한 사람들도 최소 8.8%에 달했다. 그 결과 투표 당일 투표권을 박탈당한 유권자들도 많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야당은 국회 등원을 거부하면서 대규모 항의시위에 나섰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야당 지지자들은 시위에서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불편부당한 조사를 촉구했다. 결국 수도 중심에서 혼란이 발생했고, 총과 최루탄으로 무장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폭력사태도 발생했다. 시위대 1명이 총격으로 사망했고, 부상자도 여럿 발생했다. 시내의 주요한 교차로들에는 철조망으로된 방어벽이 만들어졌다.

부정부패와 비호 시스템
Corruption and patronage


CPP는 원래 ‘크메르루주’(Khmer Rouge) 정권에서 전향한 이들이 구축한 정당으로서, [1971년 1월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여] 폴 포트(Pol Pot: 1925~1998)의 ‘크메르루주’ 정권을 붕괴시킬 때 조력했던 세력으로 인정되고 있다. 만일 2013년 총선을 CPP의 “승리”라고 부를 수 있다면, 가까스로 승리한 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훈센의 여당에는 결국 어떤 것이 중요한 점이 될 것인가? 캄보디아인들이 가진 불만을 이해하려면, 이 나라의 부정부패 시스템과 사법제도의 부당성을 살펴봐야만 한다. 

훈센의 캄보디아>(Hun Sen’s Cambodia) 저자 세바스티안 트랜지오(Sebastian Strangio)는 캄보디아의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자기표현에서 보다 능하고, 뉴스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집권당의 자화자찬식 선전에도 더 이상 넘어가지 않고, 정부의 부정부패에 관해서도 더욱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는 ‘세계 부패도 지수’나 ‘비즈니스 환경 지표’등에서 하위권에 위치하며, 세계적으로도 뇌물 관행이 가장 만연된 국가 중 하나이다. ‘국제 투명성 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한 <2014년 부패인식지수>(2014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캄보디아는 100점 만점에 21점을 획득했고, 조사대상국 175개국 중 156위에 머물렀다. 2013년에는 177개국 중 160위였다.

정치적 비호 시스템, 정실주의 자본주의, [인허가 과정에서의]“급행료” (facilitation fees) 등은 CPP 집권 하의 캄보디아 경제에서 오랜 관행이었다. 재벌들과 고위 관료들이 은밀한 거래를 통해 토지계약 과정에서 수백만 달러를 주고받는 일부터, 교통경찰이 경미한 교통위반에서 2달러 정도의 뇌물을 요구하는 일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더욱이 캄보디아의 광업이나 벌목 산업을 살펴보게 되면, 과연 이 정도로 노골적인 부정행위가 저질러지는 국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국제적인 감시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2009년에 발행한 보고서 <국가 판매 중>(Country for Sale)에서, 과거 15년 동안 민간부문 기업들이 사들인 국유지가 전체 국유지의 45%에 달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캄보디아 엘리트들은 국가의 산림자원 중 많은 부분을 벌목하면서 부를 축적해왔고, 여타 형태의 국가 자산들로도 자신들의 상업적 이권을 다각화시켜 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토지,어업권, 열대의 섬들과 해변들, 광산, 석유 등이 포함된다.”

캄보디아 정부는 국가의 천연자원을 할당하면서 권력과 유착된 사업가들과 계약을 체결했고, 그 과정에서 [강제철거와 철거민 퇴거 등] 인권유린과 환경파괴가 발생하여 원조제공처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지난 12년 동안 캄보디아에서 사라진 숲은 전체의 7% 이상 면적으로서, 산림파괴 속도 면에서는 세계 5위에 해당한다.수많은 보호지역들이 ‘경제적 토지양허권’(ELC: 국유지의 장기 임차권) 지역으로 분류돼 농상 비즈니스 기업들에 할당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속적인 산림파괴를 허용하는 이유에 관해 그럴듯한 핑계를 대곤 했다. 가령, ‘경제적 토지양허권’이 부여된 지역이 가치 없는 “쇠락한” 숲이라고 둘러대는 식이다.

국가의 천연자원이 고갈 상태에 이를 정도로 철저히 뒤지고 다닌 이들은 바로 친인척을 통한 연줄이나 정치자금 수수를 이용해 정부로 들어간 사람들이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캄보디아의 토지 및 광업 부문에 존재하는 비호 시스템에 관해 가장 폭로성 짙은 보고서 몇 편을 발행했다. 2007년에 발행한 보고서 <캄보디아의 패밀리 트리: 불법 벌목과 공적 자산을 벗겨먹는 캄보디아의 엘리트들>(Cambodia's Family Trees:Illegal logging and the stripping of public assets by Cambodia’s elite)은 [혼맥과 혈연관계 등] 이러한 비호 시스템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상세히 서술했다. 그것은 정부와 친여 세력이 불법 벌목 과정을 장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캄보디아의 패밀리 트리>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가장 강력한 벌목 연합체는 ‘셍깽 社’(Seng Keang Company)였다. ‘셍깽 사’ 소유주는 훈센 총리의 사촌형제 중 맏이인 디 쪼웃(Dy Chouch)이고, 디 쪼웃의 전 부인 셍 깽(Seng Keang)은 훈센의 부인 분 라니(Bun Rany)의 절친 중 한명이다. 또한 이들의 동업자 쿤 통(Khun Thong)은 당시 농림수산부 장관이었던 쩐 사룬(Chan Sarun)의 매제[이자 산림청장 띠 소쿤(Ty Sokhun)의 장인이]었다.

 ‘셍깽’을 관리하는 일은 셍 깽의 오빠 [셍 꼭 히엉(Seng Kok Heang)으로서, 그는 ‘왕립 캄보디아 군’(RCAF) 예하 정예부대 ‘70여단’(Brigade 70) 소속 장교였다. ‘70여단’은 4천명으로 구성된 ‘훈센 총리 경호부대’(PMBU)의 예비 전력이고,‘70여단’과 ‘총리 경호부대’ 모두 훈센 총리의 지휘를 받는 부대들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위트니스’는 2009년 보고서 <국가 판매 중>에서도 캄보디아의 광산 탐사권이 집권당 엘리트들과 그 친인척들에게 은밀하게 할당됐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위트니스’가 2008년에 조사한 캄보디아 광산들은 모두 정부 여당 및 군부 엘리트들이 소유하고 있었고, 그 중에는 훈센의 사촌 형과 군 총사령관도 포함됐다.

‘글로벌 위트니스’가 최근에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인물은 집권 CPP 소속 벌목 거물 뜨리 피업(Try Pheap)이다. 뜨리 피업은 과거 훈센 총리의 개인 보좌관을 지냈고, 총리 부인 분 라니의 “의남매 오빠”로까지 불리는 인물이며, “장미목 10) 의 제왕”(King of Rosewood)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와 캄보디아 국내 언론은 뜨리 피업을 캄보디아에서 자행되는 거대한 불법 벌목의 중추로 보고있다. 이러한 불법 벌목은 정부 관리와 군 장교들의 조력 속에 진행되면서, 이 나라의 가장 귀중한 생물종들을 멸종시켜나가고 있다. 

<프놈펜 포스트>(The Phnom Penh Post)는 2014년의 한 보도를 통해, 뜨리 피업이 2009~2014년 사이 ‘카르다몸 산맥’(Cardamom Mountains) 11) 및 ‘프놈삼꼿 야생생물보호구역’(Phnom Samkos Wildlife Sanctuary) 12) 에서 시암 장미목을 불법 벌목해 얻은 이익이 3억1천만 달러를 능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캄보디아 인권 태스크포스’(Cambodian Human Rights Task Force)가 2013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뜨리 피업이 토지양허권들을 획득하면서, 해당 지역들에 거주하다 쫓겨난 주민들이 2010년 이후로 1500가구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토지문제 선임활동가인 조시 코헨(Josie Cohen)에 따르면, 뜨리 피업은 2007년 보고서 <패밀리 트리>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로서, 그 이후에 등장하여 보다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불법 벌목사업 네트워크가 복잡하다 보니 그의 관련성이 드러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조시 코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패밀리 트리>를 발행할 당시, 조사대상은 벌목 관련 양허권을 소지한 기업들이었다. 양허권 내용에만 접근할 수 있다면, 해당 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뜨리 피업이 구축해놓은 비즈니스 모델은 조사하기 더욱 어렵게 돼 있다. 그는 캄보디아 전역에서 중간 관리자를 내세워 현장에 파견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고용한다. 그들은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좋소. 만일당신들이 벌목을 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직접 하겠소. 그러면당신들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녀는 고급목재의 벌목금지 및 통관을 거치지 않은 목재의 수출금지 때문에 수출허가서도 위조로 작성된다면서, 그런 물건들은 수출입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인권 유린
Widespread human rights abuses 

인권단체 ‘리카도’가 최근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토지 분규(=강제철거 사태)에 말려든 캄보디아인들의 수가 지난 2000년 이후 50만 명에 달하고 있다. 국제적인 인권 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지부 부지부장은 집권 CPP가 2008년 총선 이후 민심을 잃은 원인이 바로 이러한 광범위한 인권유린 사태들 때문 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집권 CPP 및 그 패거리들이 파트너인 외국 기업들과 자행한 토지수탈은 정말로 도를 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시골지역 유권자들이 소외를 당해, 자신들의 생계와 공동체가 위협에 처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돈 되는 미심쩍은 비즈니스와 관련하여, 캄보디아 정부에 연줄을 댄 거물급 사업가로서, 뜨리 피업은 여러 사람 중 한명일 뿐이다. [2011년 ‘위키리크스’(Wikileaks)가 폭로
한 미국 대사관 비밀 외교전문들 가운데] ‘프놈펜 주재 미국 대사관’이 2007년에 본국 ‘국무부’로 보고한 전문은 캄보디아 정부와 연줄을 지닌 가장 두드러진 재벌 10인을 열거하
고 있다. 이 외교전문은 캄보디아의 정경유착은 지나치게 끈끈하여 훈센 총리조차 부정부패 및 비호 시스템 청산이 거의불가능한 상태라고 분석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러한 재계 지도자들은 집권 CPP에 돈을 기부하고 있으며, (중략) 이에 대한 보상으로, 재벌들은 총리의 후원에 힘입어 추가적인 신용과 합법성을 누리고 있음. 이 같은 공생관계는 캄보디아의 재벌들과 정치적 유력인사들, 그리고 정부 관리들의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것임. 이러한 네트워크는 [불법을 저지른 이들에 대한] 면책의 문화를 강화시키고, 훈센 스스로 선언했던 '부패와의 전쟁'(war on corruption) 개혁이 진전되는 것도 제한하고 있음.” 

이 외교전문은 ‘로얄그룹’(Royal Group) 회장이자 캄보디아/호주 2중 국적자이기도 한 끗 멩(Kith Meng)의 별명을 “미스터 상스러움”(Mr. Rough Stuff)으로 소개했다. 그의사업 포트폴리오는 이동통신에서부터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이르고 있다. 또한 이 외교전문은 '메콩 은행'(Mekong Bank)의 마이클 스테펜(Michael Stephen) 회장이 끗 멩을 "상대적으로 젊고 무자비한 조폭"(relatively young and ruthless gangster)이라 묘사했다는 사실도 적고 있다. 

끗 멩의 사업적 성과는 복합적이다. ‘로얄그룹’은 부인하고 있지만, 2013년에 그가 ‘필리핀 항공’(Philippine Airlines)과 합의했던 합작 항공사 출범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끗 멩이 소유한 [캄보디아의 주요 국내은행] ‘ANZ 로얄 은행’(ANZ Royal Bank) 지분 45% 역시 때때로 불확실해 보일 때가 있다. ‘ANZ 로얄 은행’에서 일했던 한 전직 직원은 익명을 요구하면서 말하기를, 합작 파트너인 호주 ‘ANZ 은행’이 ‘로얄그룹’이 소유한 지분을 매수하길 원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호주 ‘ANZ 은행’이 끗 멩의 악명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끗 멩의 사업들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면서도 돈이 되는 사업은 ‘운남 란창강 국제에너지 유한공사’(Hydrolancang International Energy, 云南澜沧江国际能源有限公司)와 합작으로 스떵뜨라잉(Stung Treng) 도에 건설하려는 수력발전소이다. 환경단체들은 이 계약을 맹비난한다. 왜냐하면 이 사업이 수천 가구의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환경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이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 연합체는 작년에 끗 멩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사업이 즉시 중단돼야만 한다고 촉구하고, 사업 추진과정을 둘러싼 투명성이 “엄청나게 부적절하다”고 논평했다. 이
서한은 새로 건설될 댐이 매년 20만 톤의 어획고를 감소시키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2007년 미 대사관 외교전문은 CPP 상원의원이기도 한 또 다른 재벌 리 용 팟(Ly Yong Phat)도 언급한다. 리 용 팟은 담배 공급회사인 '히어로 킹'(Hero King Co. Ltd.)의 CEO 겸회장이고, '꺼꽁 설탕 산업'(Koh Kong Sugar Industry Co. Ltd.)의 대주주이다. 그는 현재 토지수탈 및 아동노동 문제로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외교전문은 ‘캄보디아 인권센터’(CCHR)의 보고를 인용하면서, 리 용 팟이 2006년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법정 한도인 10만 헥타르13) 를 초과하는 면적의 토지 양허권을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이 외교전문은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리 용 팟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하여 무장한 '왕립 헌병' 병력을 동원해 주민들의 토지를 수탈하고, 주민들의 농작물과 수목들을 불태워 토지를 정지토록 시켰다고 함.”


2014년 프놈펜 도심에서 벌어진 야당의 선거 운동

@프놈펜포스트


[영문버전 기사 ]

[ 통신원 ] Can Hun Sen deliver the promise of reform to win back Cambodia?


(2편으로 이어집니다) 


각주

    George Styllis |
    Journalist in Phnom Penh
    조지 스타일리스 |
    프놈펜 거주 저널리스트 2)
    
    1) 각주는 모두 역자 주이다. [ ] 속의 내용
    은 역자가 추가한 것이다.
    
    2) 조오지 스타일리스는 캄보디아 프놈펜
    을 근거로 활동하는 영국인 저널리스트다.
    최근까지 독립 영자신문인 <캄보디아 데
    일리>에서 부편집장으로 일하며 주로 동
    남아시아 경제 분야를 취재했다.
    George Styllis is a Phnom Penh-based
    journalist and formerly an associate
    editor at <The Cambodia Daily>, an independent
    English language newspaper,
    where he covered business news.
    
    3) 이 선거 이전에 훈센의 집권 CPP는 총 123석의 국
    회 의석 중 90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7월 총선에서 급조된 통합 야당 CNRP가 선관위의 공
    식적인 집계결과에서만 해도 55석으로 대거 약진했
    다. 하지만 야당은 이 선거가 총체적인 부정선거로서
    자신들의 승리가 강탈당했다고 항의했고, 이후 1년
    간 캄보디아 정국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4) 2013년 7월 총선 결과는 캄보디아의 인구학적 변
    동을 반영한 것으로서, 젊은 층 유권자들이 야당 약
    진의 주역이었다.
    
    5) 삼 랑시 총재는 지난 2009년 베트남과의 국경지
    역인 스와이 리엉(Svay Rieng) 도에서 “베트남이 캄
    보디아 영토를 잠식하기 위해 부당하게 표식을 설치
    했다”며 임시 국경표식을 뽑아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글맵 지도 정보도 유포시
    켰다. 이후 베트남이 외교적으로 반발하자, 여당이 압
    도적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캄보디아 국회는 그의 면
    책특권을 박탈했고, 훈센 정권의 통제 하에 있는 사법
    부는 그를 기소하려는 움직임에 착수했다. 삼 랑시 총
    재는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로의 피신을 선택해 이후
    약 4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6) 삼 랑시 총재는 총선이 열흘도 남지 않은 2013년
    
    7월19일 10만 군중의 환영을 받으며 ‘프놈펜 국제공
    항’에 귀국했다. 신변위협을 감수하며 귀국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군소 야당 지도자가 아니었다. 그는 독재
    자 훈센에게 정면으로 맞서 싸운 크메르인의 영웅이
    되어 있었고, 불과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전국적인 야
    당 돌풍을 일으킨 후, 7월26일 50만 명이 열광한 프
    놈펜의 최종 유세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7) 캄보디아의 2013년 7월 총선에서 휴대폰과 인터
    넷은 야당의 약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캄보
    디아 ‘우정통신부’(MCOT)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만 해도 인터넷 회선 가입자 수는 2만9천여 명에 불
    과했다. 하지만 휴대폰 부문에서 3G 서비스가 보급
    되면서, 2010년에는 약 17만4천명으로 급증했고,
    총선을 1년 앞둔 2012년 무렵에 200만 명을 넘어
    선 것으로 추정됐다.
    
    8) 캄보디아의 총 인구가 1500만 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캄보디아 국민들은 1인당 최소 1대 이상의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9) 캄보디아 군대는 그 자체로 훈센의 “사병”(私兵)
    조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총리 경호부대’(PMBU)와
    ‘70여단’은 특히 강력한 위상을 갖고 있고, 이들이 저
    지른 인권유린 행위나 불법행위들도 많이 보고됐다.
    ‘70여단’은 1993년 연립정부 출범 때부터 훈센의 개
    인적인 경호부대였다. 하지만 보다 본격적인 ‘총리 경
    호부대’가 생긴 이후로 ‘70여단’은 그 예비 전력으로
    서의 성격을 갖게 됐지만, 여전히 캄보디아 군 내에서
    가장 정예부대 중 하나로 남아 있다.
    
    10)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장미목’은 최
    고급 목재로서, 정식 명칭은 ‘시암 장미목’(Siamese
    rosewood)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과 고건축물 복원사업 등으로 장미목의 가
    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장미목의 가격은 조그마한
    덩어리 하나가 100~200만원을 호가하여, 장미목 거
    래는 수익성 면에서 마약 거래와도 비견될 정도이다.
    이러한 열풍 때문에 원산지인 라오스 남부에선 거의
    멸종 상황에 이르렀고, 캄보디아 동부 및 서부의 일부
    접경지역 산악지대들과 캄보디아-태국-라오스 국경
    이 만나는 ‘쁘레아위히어 사원’ 주변에서만 산출되고
    있다. 장미목 벌목사업은 특히 캄보디아 지방 군 지휘
    관들의 주요 소득원인데, 이 때문에 ‘쁘레아위히어 사
    원’ 주변지역에서도 캄보디아측 영내에선 이미 거의
    사라졌고, 보호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태국 영내
    에 많이 존재한다.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으로 유명
    한 ‘쁘레아위히어 사원’ 충돌 역시, 기본적으로는 영토
    소유권 문제로 발생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캄보디
    아 벌목조직이 태국 영내로 진입하다 발생한 우발적
    교전들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태국 국경수비대는 소
    총으로 무장한 캄보디아 벌목조직과 전투를 벌이기
    도 하며, 비무장 벌목꾼들을 체포하거나 무차별 사살
    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지난 몇 년간 태국 영내에
    서 사살당한 캄보디아 벌목공들의 수는 상당한 규모
    이다. 하지만 실제 벌목에 참여하는 하부 조직원들은
    이 지방의 가난한 농민들로서, 불과 몇 달러의 일당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건 벌목에 참가한다.
    
    11) ‘카르다몸 산맥’은 크메르어로 ‘끄러봔 산맥’이라
    불리며, 캄보디아 남서부에 위치한 거대한 산악지대
    이다. 동서 길이는 300km 정도이고, 폭은 70km 정
    도의 규모이며, 최고봉 높이는 1813m이다. 이곳에
    선 지금도 새로운 동물종들과 식물종들이 새롭게 발
    견되는 생태적 보고이다.
    
    12) ‘프놈삼꼿 야생생물 보호구역’은 ‘카르다몸 산맥’
    의 서쪽 끝자락(태국 접경 지역)에 위치한다.